홀로 앉아(獨坐)
-허백명조-
고요한 마루에 홀로 앉아 마음에 걸리는 일 많아
살쩍에 드는 서릿발에 흰 털만 더해 간다.
발을 걷으면 거미그물을 두렵게 보고
베개를 베면 귀뚜라미 소리를 시름스레 듣는다.
뜰에 비치는 밝은 달은 미쁨스레 오는데
길에 가득 푸른 구름은 무정하게도 간다.
내 마음 아는 것은 오직 세 자 거문고
끌어당겨 줄 고르고 두어 가락 튕겨 본다.
허백명조 : 조선시대 스님으로 13세 묘향산으로 출가
팔도의승대장 이라는 호를 받음...
묘향산에 불영대를 짖고 수행하며 입멸...
"허백당집"을 남김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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